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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We did. We can. We will.

by 소나기_레드 2024.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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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 토스 건물 외벽에 “해냈고, 할 수 있고, 해낼 것”이라고 쓰인 순간

By홍하나2024년 4월 12일

 

 

2019년 12월 16일. 여느 때와 다름없는 출근길이었지만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크플레이스 건물 외관은 평소와 사뭇 달랐다. 건물 외벽에 ‘We did, We can, We will’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토스(비바리퍼블리카) 직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를 축하하는 메시지였다.

사무실 풍경도 예외는 아니었다. 직원들의 책상에는 운동화가 한 켤레씩 놓여 있었다. 운동화 아래에는 인가에 대한 축하와 앞으로도 힘차게 달려보자는 이승건 대표의 격려 편지가 함께 있었다. 불과 7개월 전만 하더라도 예비인가에 탈락했었기에 깜짝 선물을 받은 토스 직원들의 표정은 의미심장했다.

 

<바이라인 네트워크>는 현재의 토스의 모습을 만든 ‘결정적 순간’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의 변신을 꼽았다. 그 전까지 토스는 조금 잘 나가는 핀테크 서비스에 불과했다. 전통 금융산업에서 볼 때는 어쩌면 애들 장난(?) 같은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토스가 인터넷 전문은행이 되고 나서부터는 달라졌다. 현재 토스는 송금은 기본이고 인터넷은행, 증권, 결제대행(PG), 보험중개 등 다양한 금융업을 아우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금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무료 송금으로 잘 나가던 토스가 은행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성장이 정체되면서다. 지난 2018년 토스는 송금 사업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점을 인지했고, 원인을 찾기 위해 휴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수십 번의 인터뷰 끝에 토스 팀은 “토스가 주계좌가 아니다”라는 사용자들의 공통적인 답변을 들었다.

당시 토스머니라는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있었지만 사용자들은 토스머니를 은행계좌에 있는 현금과는 다르게 느꼈다. 진짜 은행이 되지 못하면, 사용자가 늘상 쓰는 주요한 금융 플랫폼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감이 생겼다. 토스가 핀테크 사업자로서 직접 금융 서비스를 하지 못해 생긴 한계를 절감하고 있던 당시, 세 번째 인터넷은행의 유력 후보였던 네이버가 철수 의사를 밝히는 일이 벌어졌다. 가장 큰 경쟁자의 철수에 토스는 자신들이 은행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 그렇게 인터넷은행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첫 도전은 탈락으로 돌아왔다. “토스뱅크가 혁신성 측면에서는 설득력을 갖췄지만, 자본조달 방안의 적정성과 대주주 적격성 측면에서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내심 기대를 했던 터라 실망감이 컸지만 토스팀은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댔다. 이대로 은행업을 포기할 것인지 아니면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한 번 은행업에 도전할 것인지, 이승건 대표를 비롯해 직원들은 고민하고 주장했다. 치열한 논의 끝에 의견은 하나로 좁혀졌다. 새로운 컨소시엄을 꾸려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했다. 

 

토스는 곧바로 인터넷은행을 위한 새로운 컨소시엄을 꾸렸다.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과 같은 시중은행을 포함해 한화투자증권, 이랜드월드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그리고 첫 번째 인가에서 고배를 마시게 된 원인인 ‘대주주의 자본안정성’을 위해 기존 주주들을 설득했다. 발행된 상환전환우선주를 전환우선주로 바꾸는 것이 설득의 핵심이었다. 상환전환우선주는 투자자가 투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에 회계적으로 ‘부채’다. 반면, 전환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되기 때문에 ‘자본’이 된다.

앞서 금융 당국은 투자자가 만기 시 투자금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환전환우선주를 진정한 자본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토스는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토스는 어렵게 투자자를 설득했고 상환전환우선주의 ‘상환’을 떼어낸 끝에 자본안정성 우려를 씻어냈다. 

그렇게 지난 2019년 12월 16일, 토스의 사무실 외벽에 ‘We did, We can, We will’이라는 예비인가 축하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이 걸릴 수 있었다.

예비인가 후 토스는 더 빠르게 움직였다. 홍민택 전 토스뱅크 대표를 중심으로 본인가를 위한 토스뱅크혁신준비법인을 꾸렸다. 가장 먼저 코어뱅킹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계정계라고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계좌개설, 입출금, 이체, 외환 등 은행의 핵심 서비스를 책임지는 IT시스템이다. 카카오뱅크가 그랬던 것처럼, 토스뱅크준비법인도 주주사의 파견 인력과 함께 토스뱅크의 뼈대 만들기에 집중했다. 

인력과 인프라, 상품 등에 대한 구성이 막바지 단계에 이를 때쯤 토스뱅크준비법인은 금융감독원의 실지조사를 받았다. 일각에서 토스가 은행업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은행 서비스가 핀테크와 함께 이뤄지는 ‘원(One) 앱’ 전략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가득하던 참이었다. 결과적으로, 토스뱅크준비법인은 금감원의 검사를 무사히 통과하며 이러한 우려를 씻어낼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토스뱅크준비법인은 지난 2021년 6월 본인가를 받았다. 그러나 토스뱅크 팀은 안심할 수 없었다. 4개월 남은 출범일 전까지 보안이나 금융사고 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했다. 은행 서비스는 시작하기 전이었지만, 토스 앱에 들어가는 만큼 기존 서비스에 피해를 끼치는 일은 없어야 했다. 안정적인 운영에 초점을 맞춘 끝에 그 해 10월 5일, 토스뱅크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카카오뱅크가 본인가를 받은 지 약 4년 만에 세 번째 인터넷은행이 탄생했다.

토스뱅크의 출범으로 토스는 직접 금융업을 제공하지 못하면서 느꼈던 갈증을 해소했다. 토스 앱에서 계좌개설, 대출실행 등이 가능해지면서 기존과 다른 차원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여기에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증권이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를 하고 있어, 인터넷은행 인가로 토스가 그리던 슈퍼앱 그림이 얼추 완성됐다.

토스는 은행과 증권 외에도 보험중개, PG, 결제 단말기 등 금융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여기에 타다나 알뜰폰과 같은 비금융 서비스도 실험적으로 하고 있다.

토스는 현재, 어쩌면 훗날 결정적 순간으로 꼽을 수도 있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스타트업이 엑시트를 하기 위한 최종 단계인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실적이다. 꾸준히 몸집이 커지고, 따라서 적자 규모도 커진 토스 입장에서 흑자전환은 가장 큰 고민거리다.

 

토스는 본격적인 실적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연결기준 전년비 21% 증가한 약 1조3707억원, 영업손실은 39% 줄어든 21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이 줄어든 것과 관련해 토스 측은 “그간의 투자 활동에 대한 실적이 나타나는 단계”라고 봤다.

토스의 말대로라면 올해도 영업손실이 줄어야 한다. 금융 앱을 대체하고 싶은 토스의 그림이 완성된 가운데, 흑자전환과 IPO라는 마지막 퍼즐이 맞춰질 수 있을지 안팎으로 시선이 쏠린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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