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딜리 타워’, 엘리베이터 타고 음식배달 척척
아주경제ㅣ 승인 2019.10.23
우아한형제들, 자율주행 실내로봇 테스트...라이더 수고 덜어, 한대당 한번씩 운행 한계
‘로봇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원하는 층 버튼을 누르고 고객에게 전달 완료!’
초현실 세계를 그린 공상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장은빌딩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실내 로봇인 ‘딜리타워’를 공개하고 지난 18일까지 시범 서비스를 시행했다.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에 있는 우아한형제들 본사를 찾았다. 라이더가 건물 1층에서 ‘딜리타워’ 안에 배달할 물건을 넣으면 소비자가 있는 층까지 대신 배달해준다. 즉, 업체에서 소비자에게까지 배달을 책임지는 라이더의 역할 중 일부를 수행하는 셈이다.
테스트 중인 현재는 '배달의 민족' 앱을 통해 주문한 경우만 딜리타워를 이용할 수 있다. 이 단계를 거쳐 상용화되면 배달의 민족 외 다른 방법으로 주문한 경우도 딜리타워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딜리 타워의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라이더가 배달번호 끝 4자리와 층을 입력하면 딜리타워 입구가 열리고, 여기에 배달할 물건을 넣으면 끝이다.
이처럼 간단한 작동 방법만으로 소비자가 있는 층까지 배달이 가능한 것은 딜리타워 내에 건물 내 위치를 세세하게 그려 넣은 초정밀 지도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원하는 층을 누르고, 두 개 중 더 빠른 엘리베이터 선택이 가능한 이유는 사전에 엘리베이터와 딜리타워 사이의 신호를 조율해놨기 때문. 또 엘리베이터, 보안을 위해 잠금장치가 된 자동문 등 우려되는 장애물들도 사전에 신호를 딜리타워와 맞췄다.
딜리타워의 가장 큰 장점은 라이더와 소비자의 시간을 모두 절약해준다는 것이다. 건물 입구에 도착한 라이더는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야 소비자에게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건 당 배달 수수료를 받는 라이더 입장에서 긴 대기 시간을 줄여 하나라도 더 배달한다면 수입이 늘어 긍정적이다.
특히 배달이 밀리는 식사 시간 때에는 라이더의 대기 시간이 줄어들어 효율적이다. 또한 건물 입구에 도착했지만, 연락이 잘 안 되는 소비자를 기다리는 일도 줄일 수 있다.
또 딜리타워를 이용하면 라이더가 소비자를 기다리며 계속 연락해야 하는 부담도 덜 수 있다. 딜리타워에 배달할 음식을 넣고, 배달번호와 층수만 입력하면 해당 층수에 도착한 딜리타워가 직접 소비자에게 전화를 거는 시스템이다.
딜리타워는 라이더뿐 아니라 소비자의 시간도 절약해준다. 특히 회사에서 업무 중일 때 배달 음식을 찾으러 1층까지 내려오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아한형제들 본사 건물의 경우, 임직원들은 1층에 내려와 배달음식을 수령하는 게 원칙이다. 실제 우아한형제들 직원들은 1층에 내려오는 대신 각 층에서 음식을 받아볼 수 있어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라이더와 불필요한 접촉을 피하고 싶은 주문 고객은 사람 대신 로봇만 대면할 수 있다. 언택트 시대에 배달의 최종단계인 '라스트 마일'을 로봇이 담당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를 주는 셈이다.
딜리타워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딜리타워 한 대당 수용할 수 있는 배달음식의 양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비교적 부피가 큰 족발이나 피자도 가능하지만 모든 양을 한꺼번에 배달할 수 없다. 또 딜리타워 한 개당 주문 한 건만 배달 작업을 수행한다. 이로 인해 설치된 딜리타워 대수가 동시간대 배달 가능 횟수가 된다.
실제로 우아한형제들 본사인 장은빌딩에도 딜리타워 2개만 설치돼있다. 딜리타워가 모두 배달에 나선 경우, 소비자가 직접 1층으로 내려가 배달음식을 받거나, 라이더가 딜리타워가 업무를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한편, 딜리타워 배달비를 과연 누가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룰을 정하는 것은 숙제다. 현재 배민 앱으로 주문할 경우, 라이더 수익인 배달 수수료는 식당(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부담한다.
이에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상용화 전 단계에서 논의 중”이라며 “비용적인 측면 때문에 영화관, 코엑스 등 다중복합시설에서의 상용화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딜리타워는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수정 보완작업을 계속 하고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는 계속 되고 있지만 배민 라이더 수의 절대적인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딜리타워를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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